소녀는 자란다! 뮤지컬 배우로 홀로서기 티파니            ( 레이디 경향)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Gee Gee Gee Gee Baby Baby’를 따라 부를 때까지만 해도 그저 귀엽고 명랑한 ‘소녀들’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요즘 이 ‘소녀들’을 보고 있자면 부쩍 성숙해진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된다. 외모나 분위기만 놓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깊어진 음악과 여유로운 태도,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이 ‘소녀들’의 성장을 증명한다. ‘소녀시대’가 아닌 각자의 활동 또한 두드러진다. 그리고 그 성장과 홀로서기의 가운데 티파니가 있다.

요즘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작품의 캐스팅 명단을 살펴보면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꼭 한 명 이상 포함되어 있다. 이른바 ‘대작’이라 기대를 모으는 라이선스 작품에서든, 재기발랄한 창작 작품에서든 주연급으로 활약하는 아이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제 ‘~의 뮤지컬 무대 도전’이란 소식은 더 이상 신선한 도전이라 생각지 않을 정도다.

사실 아이돌들이 보유한 다양한 무대 경험과 충성도 높은 팬들의 응집력은 분명 뮤지컬 시장에서도 ‘통할’ 매력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이 발휘하는 엄청난 티켓파워를 떼어놓고 살펴본다면 아이돌의 뮤지컬 출연에는 아직도 여러 측면에서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이 과연 맡은 작품의 캐릭터를 온전히 감당해낼 수 있겠느냐는 것.

대부분의 경우 그룹 내에서는 괜찮은 노래 실력을 갖춘 편이라 하더라도 막상 뮤지컬 넘버를 소화해내기에는 폭이 좁은데다 연기마저 어색할 때가 많아 실력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춤과 노래에 자신 있는 아이돌들에게 뮤지컬 무대는 자신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자 ‘꼭 한 번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험 부담이 큰 도전의 공간이기도 한 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올 하반기 뮤지컬 무대에 서기로 한 소녀시대 티파니의 선택은 단연 돋보인다. 소녀시대로 그룹 활동을 하며 쌓아온 본인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데다 현재 자신이 가장 잘해낼 수 있는 캐릭터를 골라 무난한 출발을 하게 됐다는 점a에서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뮤지컬 ‘페임’에 출연해요. 사실 그동안 다른 소녀시대 멤버들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걸 보면서 저도 꾸준히 연기와 노래 연습을 해왔는데 이번에 운 좋게 꼭 하고 싶었던 역할을 맡게 됐어요. 무척 설레고 기대돼요.”

뮤지컬의 ‘베스트셀러’로 통하는 ‘페임’은 뉴욕의 명문 공연예술학교를 배경으로 최고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그린 하이틴 뮤지컬 작품이다. 노래, 춤, 연기, 연출 등 다재다능한 끼와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모인 공연예술학교를 그린 이 작품에서 티파니는 하루빨리 명성을 얻어 유명한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소녀 ‘카르멘 디아즈’ 역을 맡았다. 힘든 연습생 시절을 지나 지금의 소녀시대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 가수라는 꿈을 향해 달려온 그녀의 실제 모습과 닮은 점이 많은 캐릭터다. 발랄하면서도 의욕 넘치는 평소 이미지와도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카르멘 디아즈’는 미국에서부터 가수를 꿈꾸며 한국으로 와 그 꿈을 이룬 저와 공통점이 많은 인물이에요. 연습생 시절의 열정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저와 다른 점도 많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생각이에요. 어려움이 있으면 먼저 뮤지컬 무대를 경험해본 태연이나 제시카에게 조언을 구하려고요. 정말 잘해보고 싶고 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특유의 ‘생글생글’한 미소를 지으며 또박또박 포부를 밝히는 그녀에게서는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거두게 만드는 당찬 자신감과 믿음직한 열의가 엿보였다. 최고의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아이돌이기 때문에’ 더욱 잘할 수 있는 뮤지컬 작품을 선택해 똑 부러지는 첫걸음을 시작하게 된 티파니. 앞으로 오랫동안 이어질 그녀의 영민한 행보에 쉽게 눈을 떼기 힘들 것 같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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