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또래들만 저를 알아봤는데 이젠 어디를 가도 아줌마들이 알아봐 주세요. 어떤 할머니는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처럼 손을 덥석 잡더니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건강 걱정뿐만 아니라 절 불쌍하게 봐주신다니 신기하면서도 감사해요.”》

소녀시대’ 멤버… 독한 시집살이 며느리역

“이젠 식당 어디가도 아줌마들이 알아봐요”


KBS1 ‘너는 내 운명’(월∼금 오후 8시 25분)의 주인공 장새벽은 ‘수난형 캔디’ 캐릭터다. 자신에게 각막을 기증한 가정에 입양된 그는 천신만고 끝에 결혼해 행복해지나 싶었지만 엄동설한에 이불 손빨래는 물론 김장 100포기 담그기를 시키는 독한 시어머니를 만난다. 하지만 새벽이의 시집살이가 고되면 고될수록 시청률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주(8∼12일) 평균 시청률은 36.7%로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새벽 역을 맡은 윤아는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드라마 ‘9회말 투아웃’(2007년)의 얄미운 여고생, ‘천하일색 박정금’(2008년)의 가출소녀 등 작은 배역을 거쳐 세 작품 만에 주인공을 맡았다. 12일 서울 강남구 SM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윤아는 촬영을 마치고 ‘소녀시대’ 안무 연습을 하러 오는 길이었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모습이 영락없는 열여덟 살이다.

“음, 눈물이 많다는 것은 저랑 비슷하지만 장새벽은 저보다 당찬 것 같아요. 못된 시어머니를 만나면요? 전 소심해서 말도 못 붙일 거예요. 그 대신 어머니에게 애교를 떨면서 다가가겠죠.(웃음)”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시절부터 드라마 영화 200여 편의 오디션을 보며 연기를 연습했다. 그는 “일일 드라마는 체력이 중요한데 난 쓰러지고 싶어도 쓰러지지 않는 강골”이라며 “제일 어려운 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어머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어유, 이걸 어떻게 해’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매회 강도가 높아가는 시집살이 탓에 새벽은 눈물이 마를 때가 없다. 하지만 그가 정작 어려워하는 것은 화내는 연기다.

“처음에는 진심으로 못 운다고 혼도 많이 났어요. 근데 화내는 건 도저히 못하겠어요. 소리 지르면서 싸워본 적도 없고요. 뺨 때리는 것도, 뺨 맞아보는 것도 다 처음이에요. 머리채 잡고 싸우는데 얼마나 힘들던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처음 해보는 게 정말 많다니까요.”

그는 최근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수시로 합격했다. 캠퍼스 생활에 대한 낭만으로 들떠 있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내심 기대했던 미팅 연애 등의 뻔한 대답을 비켜갔다.

“다들 미팅 해보고 싶다는데 전 그렇지 않아요. 저는 대학 선배나 동기생과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평범하게 남들처럼 연락도 주고받고,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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