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 안의 온도가 40도예요. 2년 전부터 유행하는 핫(hot)요가를 하고 있는 거예요." 서울 잠실의 영동일고 평생교육관에 자리잡은 '나디아 요가 컬리지'. 20대 직장인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수련생들이 요가 삼매경에 빠져 있다. 핫요가는 인도 현지의 기온과 동일하게 실내 온도를 38~40도로 맞춰놓고 수행을 한다. 고온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요가에 비해 근육이 쉽게 이완되고 땀을 많이 흘려 몸 속의 독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나디아 요가 컬리지를 운영하는 이승아씨는 국내 요가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다. 옥주현 김선아 윤해영 김세아 소녀시대 등 인기 연예인들의 전문 요가 트레이너로 유명세를 탔다. 그녀가 쓴 '나디아의 현대 요가 백서'는 10만부가 판매돼 요가 관련 국내 도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요가 전도사다. |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가 선생님 "운동 선수들이 얼마나 몸치인지 아세요?" 이씨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곤 레슬링 국가대표팀의 요가 트레이너로서 메달 사냥에 힘을 보탰다. "레슬링 선수들은 유연성과 근력의 조화가 완전히 깨져 있어요. 남들이 1~2년 걸리는 고난도 동작은 놀이처럼 잘 하면서도 일반인들이 쉽게 하는 동작은 심각할 정도로 어려워 해요. 나는 정말 쉬운 걸 준비해 갔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은 수업 내내 울부짖었죠." 지난해엔 골프 국가대표 선수들이 중국 전지훈련을 갈 때 요가 전담 트레이너로 참가했다. "골프 선수들은 대체로 유연한데 문제는 척추 측만증이 심하다는 거예요. 가만히 서 있는 동작에서도 마치 골프 어드레스를 하는 것처럼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죠. 골프라는 운동이 굉장히 신중해야 하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잖아요. 그런 면에서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요가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해요." 펜싱이나 검도 선수들도 요가를 배우러 이씨를 찾아온다. "펜싱, 검도 선수들은 대부분 한쪽 다리가 반대쪽 다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두꺼워요. 한쪽 다리가 앞으로 나가니까 그쪽에만 근육이 많이 생기는 거죠. 반대쪽 다리에 힘이 실리는 요가 동작으로 불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했어요."
▶요가와 사랑에 빠진 체조 요정 이씨는 한때 촉망받는 기계체조 선수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1 때까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오랜 체조선수 활동은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어린 나이에 매일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합숙 생활을 했어요. 외로움도 많이 느끼고 우울증에 빠졌죠. 체중 관리가 무척 중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합숙 땐 생야채와 우유만 먹고 탄수화물은 전혀 섭취를 못했죠. 경기 끝나고 나면 정신 놓고 미친 듯이 먹어치웠어요. 한번에 5~6kg씩 찌고 생체리듬이 깨지기 일쑤였어요." 이씨는 대학교 2학년 때 스포츠 에어로빅으로 전향했다. 재즈댄스, 아쿠아로빅, 스포츠마사지, 운동처방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요가를 처음 접한 건 1999년이었다.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에요.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없잖아요. 요가는 신체 뿐만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에서 조화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권영한 기자 scblog.chosun.com/champa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