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언혁 기자]
골든디스크 음원대상에 이어 2009 멜론뮤직어워드(MMA) 6관왕의 기염을 토한 소녀시대. 3040 삼촌 팬들이 아홉 소녀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2월 16일 방송된 KBS 1TV '수요기획'는 '걸그룹 열풍-소녀시대와 삼촌부대'라는 주제로 3040 삼촌 팬들의 소녀시대(태연 윤아 티파니 제시카 써니 효연 수영 유리 서현) 사랑을 담았다.
남성 팬들이 많은 소녀시대는 군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군대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군인은 3가지에 충성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 상관에 대한 충성, 소녀시대에 대한 충성'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소녀시대의 수많은 남성 팬들 사이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이 있다. 바로 3~40대 삼촌 팬들이다. 소녀시대 아홉 소녀들이 삼촌 팬들에게 어필하는 남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 큐트섹시
'Gee'(지)는 형형색색의 의상을 바탕으로 앙증맞은 안무를 연출하며 귀여움을 자아낸다. 반면 '소원을 말해봐'는 통일된 제복 속 각선미를 자랑하는 춤으로 절제된 섹시함을 전한다.
소녀시대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심재원 씨는 "소녀시대의 안무는 그 나이에 맞는 매력을 잘 살리는 데 중점을 둔다"며 "'소원을 말해봐'의 경우, 소녀에서 여자로 넘어가는 시기이다 보니 절제된 섹시를 담았다"고 했다.
데뷔 전부터 소녀시대의 몸매관리를 맡아온 트레이너 김지훈 씨는 "우리나라 남성들은 청순하고 예쁘고 귀엽지만 몸매는 섹시한 것을 좋아한다"며 "이에 역점을 두고 몸매를 관리해 왔다"고 밝혔다.
★ 향수
소녀시대는 이승철의 '소녀시대'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 소녀시대 삼촌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에게 소녀시대는 젊음에 대한 추구, 유행에 합류하는 소속감,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 등의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성(48) 씨는 멤버 유리의 생일 기념 뮤직비디오를 직접 제작하는 열의를 보이는 팬이다. 김 씨는 삼촌 팬들 사이에서도 큰형님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해봉(33) 씨는 오는 19, 20일 열리는 소녀시대의 단독 콘서트에 13살 조카와 함께 가기 위해 플래카드를 만드는 등 팬 활동에 힘쓰고 있다.
소녀시대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의 마음속에나 내재돼 있는 소년, 소녀의 마음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또 쉬운 가사와 반복적인 리듬을 내세운 곡으로 팬들과 정서적 공감을 나눈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소녀시대는 단순히 동경하는 대상이 아닌 적극적으로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 위안
지일환(30) 씨는 얼마 전, 소녀시대의 팬 사인회를 위해 추운 날씨에도 26시간 이상 기다리는 수고를 했다. 하지만 지 씨는 "소녀시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삼촌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소녀시대는 이들에게 일상생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다. 삼촌 팬들은 소녀시대가 있어 여가시간이 지루하지 않으며 우울한 기분까지 전환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뇌파를 이용한 스트레스 지수 측정 검사결과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김정운 교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소모품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며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이 소녀시대에게 투영돼 하나의 삶의 자극이 되고, 즐거움이 되고 두려움을 잊게 하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삼촌 팬들은 단순히 이들의 무대를 즐기고 좋아하는 것에서 지나지 않고 건강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힘쓴다. 대표적인 것은 봉사활동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소녀시대에 대한 사랑으로 선행을 시작했지만 거듭할수록 얻는 바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소녀시대 삼촌 팬들의 활약은 2009 걸 그룹 열풍의 동력이자 새로운 삶의 힘을 갈망하는 우리 시대의 초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언혁 leeuh@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