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영균의 인사이더] 아직 한 달 넘게 남았지만 올해 연말 가요 시상식에 대한 소식이 서서히 들려오고 있다.
메이저 시상식 중 하나인 엠넷의 MKMF가 ‘변화’를 선언했고 점차 ‘올해의 노래’ ‘올해의 가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물론 방송사 시상식이 폐지되고 통합 가요 시상식이 논의되는 등 연말 가요 시상식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과거보다는 덜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요팬들의 마음 속에는 시상식이 활발하게 열리든 아니든 매년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는 심정적인 ‘최고 히트곡’과 ‘가수왕’은 있게 마련이다. 올해 가요계의 화두는 ‘걸그룹 전성시대’다. 지난 7월 소녀시대 2NE1 포미닛이 음원 차트 1, 2, 3위를 석권하면서 가시화된 걸그룹 전성시대는 연말을 향해가는 현재도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걸그룹 전성시대, 즉 걸그룹이 수적으로나 히트곡 측면에서나 남자 가수와 그룹을 압도하는 시대는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이런 첫 걸그룹 전성시대에 열릴 가요 시상식 역시 이전의 시상식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일 듯하다. 과거 시상식과 비교할 때 걸그룹 전성시대는 이변이라 부를만한 어떤 변화를 시상식에서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우선 여가수(들)의 대상 수상 여부다. 전통적으로 한국 가요계에서 연말 대상은 남자들의 차지였다. 1980년대 주현미와 2000년대 이효리 이수영 정도를 제외하면 대상은 모두 남자 가수들에게 돌아갔다. 지난 해 사실상 ‘올해의 노래’인 ‘Nobody’를 부른 원더걸스도 한 가요 시상식에서만 대상을 수상, 명실 상부한 통합 가수왕의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올해도 음원의 히트 여부만으로 대상 또는 가수왕을 정한다면 차트에서 최고 장기 집권한 ‘Gee’의 소녀시대가 수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상은 음반 판매량을 포함,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음반 판매량은 지드래곤이나 수퍼쥬니어 등 남자 아이들 스타들이 소녀시대나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보다 좀더 높아 걸그룹이 대상을 차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걸그룹들의 인기도가 남자 아이돌 그룹 못지 않게 높아졌고 음반 판매량도 과거에 비해 남자 가수들과의 격차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여가수(들)의 대상 수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두번째로 본상 혹은 10대 가수 중에 여성 비율이 더 높은 한 해가 될 수 있을 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이 역시 지금까지 항상 남자 가수 비율이 더 높았다. 하지만 올해 걸그룹들이 차트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10대 가수 성비가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이변도 가능해 보인다.
시상식의 후보 선정 방식이 신인상과 본상을 구분할지, 아니면 중복 수상을 허용할 지에 따라 다르지만 올해 10대 가수에 들어갈만한 히트곡을 낸 걸그룹은 소녀시대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 다비치 등 네 팀이나 된다. 여기에 연초 ‘Honey’, 하반기에 ‘Mr’를 히트시킨 카라도 만만치 않다.
손담비나 백지영 같은 솔로 여가수를 포함해 생각해보면 올해 최고 가수 10명에 여가수가 5팀 이상 들어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끝으로 꼭 걸그룹 전성시대와 연관된 이변은 아니지만 연초 히트곡이 ‘올해의 노래’가 되는 드문 일이 일어날 지도 지켜볼 일이다. 현재까지는 올해의 노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노래가 소녀시대의 ‘Gee’이기 때문이다.
‘Gee’는 음원 차트 1위를 가장 오래, 가장 압도적으로 차지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올해의 노래’나 곡을 기준으로 주는 시상식 대상은 대부분 한 해의 하반기에 발표된 곡들이었다. 아무래도 하반기에 발표된 곡이 시상식과 가까워 수상자 선정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발표곡 중에 최고 히트곡이 된 사례가 좀 있기는 하다. 2006년 SG워너비의 ‘내사람 : Partner for life’나 백지영의 ‘사랑안해’, 2005년 SG워너비 ‘죄와벌’ 같은 경우다. 하지만 이 경우는 모두 봄에 발표된 곡들인데 ‘Gee’처럼 신년 벽두에 차트 1위를 한 곡이 올해의 노래가 된 경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올해 나머지 히트곡들은 ‘Gee’처럼 한 달 넘게 차트를 장악한 곡이 없다. 그리고 하반기 가요계 분위기는 1위곡이 장기 집권하지 못하고 자주 바뀌는 상황이다. ‘Gee’를 이기려면 지금 1위에 올라 시상식이 있는 12월까지 계속 1위를 해야 가능하다. 과연 소녀시대의 ‘Gee’가 연초 발표곡의 불리함을 딛고 ‘올해의 노래’가 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http://news.nate.com/view/20091025n00991